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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2022 ICPC Asia Seoul Regional Contest 스태프 후기

나는 현재 학부를 휴학하고 있어서 ICPC에 참여할 수 없다. 그 와중에 ICPC가 온사이트로 개최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고, 반드시 스태프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http://icpckorea.org 의 새 게시물에 대한 알림 설정을 해 놓았기 때문에 공지가 올라오자 마자 지원하여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첫 온사이트 ICPC를 스태프로 참여했던 것도 나름 뜻 깊은 것 같고, 스태프가 현장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기록해두면 향후 온사이트 대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후기 글을 쓰기로 했다.

스태프 1일차

평소보다 많이 일찍 일어나서 대회장 세팅을 위해 킨텍스로 이동했다. 킨텍스는 생각보다 멀었다. 교대역에서 3호선을 타고 갔는데, 정말 오래 걸렸던 것 같다. 킨텍스는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이 컸고, 많이 넓었다.

대회장에 도착하고서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참가 등록을 받기 전에 해야 할 수작업들을 진행했다. 수작업들 중 가장 중요한 건 각 팀이 수령할 패키지를 만드는 것인데, 하나의 패키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각 참가자들이 사용할 명찰
  • 각 참가자들이 착용할 티셔츠
  • 각 참가자들이 받을 기념품 (에코백, 볼펜, 무선 이어폰)
  • 지도 교수님의 명찰, 티셔츠와 기념품

여담이지만, 티셔츠를 신청할 때는 꼭 사이즈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신청해야 한다. 꽤 많은 참가자들이 사이즈를 정확하게 확인해보지 않고 신청한 것으로 보였다. (아마 대표로 신청 폼을 작성한 사람이 사이즈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수작업들을 진행하고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 대망의 참가 등록을 했다. 참가 등록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 방명록 작성
  • 신분증 / 재학증명서 확인
  • 팀노트 / 키보드 / 사전 제출
  • 경시 당일 지도 교수님 참석 여부 확인
  • 지도 교수님께 명찰, 티셔츠와 기념품을 전달할 팀 대표자 확인
  • 각 팀 별 패키지 배부

이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에 작년 대회의 문제들을 활용해 연습 경시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는 인쇄물을 나누어주는 것 외에 크게 해야할 일은 없었다. 다만, 연습 경시 당시 진행자 분들이 한국어로만 공지를 진행하셔서 스태프들이 일부 외국인 팀들에게 직접 영어로 공지를 전달해줘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래도 본 경시 때는 개선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내년 부터는 반드시 고쳐지면 좋겠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일부 스태프들 끼리 킨텍스 앞 행사장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행사장에서 파는 음식들 중 일부가 품절되었던 것이 아쉬웠지만, 품질 자체는 전반적으로 무난했던 것 같다. 민희님, 지환님, 수현님, 희원님, 선재님, 준원님, 나 이렇게 7명이서 함께 식사를 했었다. 식사 이후에는 예약 해놓은 인근 호텔로 이동했고, 같은 방을 쓰는 준원이와 놀러온 스태프 수현님, 희원님, 그리고 놀러온 참가자 원님과 함께 치킨, 피자와 맥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스태프 2일차

2일차에는 아침 이른 시각부터 일정이 진행되었다. 나와 준원이는 호텔 조식을 예약해놨었는데, 이게 취소가 안 되어서(...) 조식을 10분 컷 하고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등록 데스크에서 여러 팀들이 등록하는 동안, 우리는 각 팀이 앉을 자리에 맞춰 팀노트를 배부하고, 각 문제를 맞힌 팀에게 배부할 풍선을 준비했다. 등록에 굉장히 늦게 온 팀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왕이면 시간을 잘 지켜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풍선의 개수를 보고 문제의 난이도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문제마다 같거나 비슷한 개수의 풍선 만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안 보이는 곳으로 숨겨놨다. 다만, 시간 상의 한계로 모든 풍선을 비슷한 모양으로 배치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풍선이 뭉친 정도나 흩어진 정도에 따라 겉보기 개수는 다를 수 있기는 하다. 꽤나 많은 팀들이 풍선의 개수를 통해 난이도를 유추했다고 주장했는데, 풍선을 숨겼기 때문에 이는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른 문제에 비해 풍선을 덜 숨긴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B번인데, 이는 단 1개의 팀만이 해결하였다. (B번 풍선이 전체 팀 수에 절반을 훌쩍 넘는 개수 만큼 준비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준비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본 경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각할 겨를 없이 바빴다. 주로 이런 일들을 한다.

  • 문제를 새로 맞히는 참가자가 생길 때 마다 풍선을 배달한다.
  • 코드 디버깅 등을 위해 인쇄를 하는 참가자가 생길 때 마다 인쇄된 코드를 배달한다.
  • 참가자들에게 간식을 배부하고, 쓰레기를 수거한다.

풍선의 경우, 스코어보드 프리즈를 하는 시점인 종료 1시간 30분 전 이후로는 8솔브 미만의 팀 위주로 달아주고, 수상/World Finals 진출 등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팀들에게는 추가적으로 배부하지는 않았다. 점심 식사의 경우 스태프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로테이션을 돌면서 해결했다.

 

여담으로, KAIST BabyPenguin 팀에게 풍선이 너무 많이 달려서 그런지 그들의 풍선 중 하나가 날아가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너무 많은 풍선이 있었기에 더 이상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몇 개 팀들의 결과는 기억에 남는데, 서울대학교의 DDT 팀과 KAIST의 BabyPenguin 팀이 예상과 같이 1,2등을 기록했고, 숭실대학교의 NLP 팀이 보여준 선전이 굉장히 멋있었다. 그리고 두 명만 참여하고도 선전한 서울대학교의 nangman 팀 또한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대회가 종료 된 이후에는 크게 할 일은 없었다. 시상식 때 참가자들이 단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헷갈려 하지 않도록 안내해주는 정도만 있었던 것 같다.

뒷풀이

뒷풀이는 합정에서 했는데, 처음에는 광역버스를 타고 가려 했으나, 버스 줄이 기다려도 줄지를 않길래 준원이랑 같이 택시를 타자는 이야기를 했고, 마침 2인 팀으로 참여했던 nangman의 종훈님과 재온님이 버스 줄 뒷 쪽에 서 계셔서 납치(?)하여 같이 합정역까지 택시를 탔다.

 

뒷풀이는 굉장히 큰 팟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기와 술을 1차로 즐기고, 2차로 카페에 가서 World Finals 진출이 유력해진 숭실대학교 NLP 팀의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했다. 기억나는 멤버는 대충 이렇다.

  • 스태프로 참여한 leejseo, junie
  • Open Contest에 참여한 koosaga, rkm0959
  • 대전에서 놀러온 작년 전체 2등/KAIST 1등 팀원 serin
  • 숭실대학교 NLP 팀의 jhnah917, nlog
  • KAIST MunSongSong Eggdrop 팀의 SongC
  • 가톨릭대학교 CatPunch 팀의 ahgus89
  • 고려대학교 LastChance 팀의 stonejjun03
  • 한양대학교 OReO 팀의 junseo

온사이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생각해볼 점(?)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온사이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생각해볼 점들이 몇 가지 있었던 것 같다. 잘 정리된 형태는 아니지만, 나는 대충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또 알아봤다.

  • 참가자들이 좁다고 느끼지 않을 만한 공간을 대관하기 위해서는 얼마 정도가 필요할까?
  • 참가자들에게 컴퓨터를 제공해준다면 얼마 정도가 필요할까?
  • 컴퓨터 세팅을 하려면 대관도 이틀을 해야할 것이라 예산이 많이 늘어난다.
  • 풍선을 준비하는 데는 얼마 정도가 필요할까?
  • 장비를 각 팀이 들고 오도록 한다면, 안정적인 Wi-Fi 접속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환경을 구성해야 할까?
  • 그 외에도 여럿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