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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과 소수자성

요즘 들어 나의 글쓰기 실력이 지속적으로 줄어가는 것을 느꼈다. 고로, 내가 했던 생각들을 짧게나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려 노력해본다.

 

우리 사회는 사람들에게 레이블을 붙이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사회가 나에게 붙여준 레이블은 남성, 대학생, 개발자, 20대 등이 있다. 이렇듯, 사회의 각 구성원은 여러 레이블을 단 채로 살아간다.

 

그런데, 한 사람이 여러 레이블을 달고서 살아간다고 한들, 사회는 모든 레이블에 균등한 가중치를 두고 바라보지 않는다. 두 명의 20대 남성 개발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 명에게는 20대라는 사실에, 다른 한 명에게는 개발자라는 사실에 더 초점을 두고 바라볼 수도 있는 법이다. 즉, 사회가 개인을 바라볼 때 더 우선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레이블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소수자성과 관련된 부분으로 오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사회적 정상성으로 여겨지는 무언가에서 벗어난 소수자성을 숨기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개인의 다른 많은 특징들이 아닌, 소수자성과 관련한 레이블을 더 우선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한 성소수자인 연예인이 커밍아웃 전에는 "연예인"이 primary label이었다면, 커밍아웃 후에는 "성소수자"가 primary label이 되는 식이다.

 

이렇듯,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우리 사회가 소수자성을 숨기지 않는 사람에게 소수자성을 primary label로 하여 바라보는 것 같고, 이것이 종종 소수자들에게 더 많은 자기 검열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일이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 자기 검열을 요구하게 되면서, 소수자들은 자신의 소수자성을 더욱 드러내기 어려워지고, 이는 지속적으로 소수자 집단의 가시화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누구나 어떤 측면에서는 다수자로, 또 다른 어떤 측면에서는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회적 정상성과 다르게 보이는 사람들에게 자기 검열을 그만 요구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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