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지귀연 판사는 내란죄로 기소된 피고인 윤석열에 대해, 구속 기간을 '구속 시작으로부터 10일'이 아닌 '240시간 후'로 계산해야 한다는 전례 없는 해석을 내세워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 판결은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구속 기간 산정 방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판결을 계기로 변호사들이 나서서, 구속 후 240시간을 초과했지만 10일 이내에 기소된 사례들을 찾아 무료로 구속취소 청구를 도와주면 좋겠다. 더 나아가, 현재 구속기소 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사람들 중에서도 이 조건에 해당하는 이들에게는 재심을 청구하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윤석열씨의 구속 취소와 관련한 판결이 유효하다면, 이들의 공소 또한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가짜 구속’에 기반한 구속기소로 이루어졌기에 무효가 된다는 논리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사법부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될 것이고, 아마도 후자를 택할 것이다.
- 이번 판결과의 자기모순을 피하기 위해 거대한 사회적 혼란을 감수하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준다.
- 거대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의 판례를 고수하면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서만 예외를 적용하여 자기모순에 빠진다.
사법부는 결국 스스로의 모순과 마주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여론의 강한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법적 원칙을 흔들면서까지 서울대 법학과 동문인 피고인을 감싸려 했던 이번 판결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현실이 되기 전에, 사법부는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형식적인 사과는 당연히 해야하며, 혼란을 수습할 실질적인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론이 음모론과 결별하는 사회 (1) | 2025.02.22 |
---|---|
남태령의 밤: 시민과 농민의 연대가 만든 승리의 순간 (1) | 2024.12.26 |
민주주의를 지킬 마지막 기회, 광화문에서 우리가 만들자! (2) | 2024.12.19 |
민정당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져야 할 때 (2) | 2024.12.12 |
레이블과 소수자성 (0) | 2021.08.11 |